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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맨_칼럼_위키하우스와스케치업_20140227

저는 주말이 다가오면 설레임을 느낍니다. 지난해 12월 미니공구세트인 유니매트 클래식(Unimat Classic)을 구입하고, 이 공구를 이용해 아이 장난감을 만들 생각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동물,주방용품,자동차 등 10여가지 장난감을 나무를 소재로 만들었는데, 공구를 만질 생각을 하면 엔돌핀이 솟아나는 듯합니다.
유럽 오스트리아산인 유니매트 클래식은 2만 RPM 미니모터를 엔진으로 삼아 선반, 밀링,드릴,전기톱(Jig saw) 등 6개 공작도구로 사용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6개 도구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미니모터를 이용해 필요할 때마다 새로 구성해야 합니다. 이는 마치 변신로봇의 변신과정과 같습니다.
유니매트를 만지는 즐거움은 손을 사용하는 데서 나옵니다. 미니 자동차를 만들려면 부품 설계도를 출력해 합판에 붙이고 톱으로 자르는 일부터 시작합니다.  톱작업은 정교함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저절로 몰입하면서 잡생각이 사라집니다.
예를 들어 틈만 나면 스마트폰으로 페이스북 타임라인을 살피고 싶은 욕구를 작업에 몰입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억제할 수 있습니다. 유니매트를 접한 뒤, 손으로 만지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눈길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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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하우스가 제공한 방법으로 집을 짓는 모습
최근에는 위키하우스 프로젝트(www.wikihouse.cc)를 다룬 뉴스가 눈에 쏙 들어왔습니다. 영국의 알라스테르 파빈(Alastair Parvin)이라는 젊은 건축가가 시작한 사이트인데, 건축 설계도와 함께 집짓기 노하우를 공유해 누구나 집을 지을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공유된 건축설계도 중에서 원하는 것을 골라서 자신의 컴퓨터에 다운로드 받습니다. 이 파일을 갖고, 나무 재료(주로 합판)을 구입해 CNC[a]를 빌려주는 공구 공유 시설(예:CNC Workshop)로 갑니다. CNC는 파일 정보를 읽어 정교하게 합판을 차례로 잘라줍니다.
CNC가 합판을 잘라 만든 집 부품들은 마치 어린이가 즐기는 3D퍼즐 조각과 비슷합니다. 성인 3명이 모여서 부품 조각을 이리 저리 맞추면 이틀 만에 집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서구사회에서 공동창고(bar)을 마을사람들이 모여서 함께 짓고 뒷풀이하는 의식을 21세기에 디지털 방식으로 재현할 수 있는 셈입니다.
위키하우스를 접하고 나서 저도 10평정도 땅이 있으면 당장 합판을 구해서 집을 짓고 싶은 욕망이 솟았습니다. 집이라면 전문업체만이 지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위키하우스를 이용하면 나도 친구들과 함께 충분히 지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유니매트와 위키하우스를 접하면서 디지털 시대 손기능을 부활시킨 제일 공신은  3D 설계 소프트웨어인 ‘스케치업(Sketchup)’이라는 점을 자각했습니다. 위키하우스에서 공유된 건축설계도면은 스케치업으로 만든 콘텐츠입니다.
sketchup.gif
▲스케치업으로 집을 설계하는 장면
스케치업은 복잡한 CAD대신 누구나 쉽게 3D 모델링 작업을 할 수 있도록 벤처기업(@last software)이 2000년에 만들고 구글이 2006년에 인수하면서 널리 퍼진 소프트웨어입니다.  현재는 Trimble navigation사가 이 소프트웨어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구글이 스케치업을 인수하여 무료 버전을 만들어 널리 뿌리면서 스케치업 파생효과가 여러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는데 위키하우스가 그중 하나입니다. 건축 분야의 협업지성 또는 집단지성 모델 활성화에 스케치업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스케치업 파생효과는 3D프린터 활용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3D프린터 가격이 낮아지면서 대중화되고 있지만, 평범한 사람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소프트웨어로 구상해서 이를 프린팅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스케치업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자신이 자신의 콘텐츠를 인터넷에 공유하고, 누구나 이를 다운로드받아 그대로 사용하거나 변형하여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3D프린터의 활용도가 크게 높아진 것입니다.
저는 디지털 시대가 성숙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성숙화단계에서는 손으로 만질 수 없는 것과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것이 서로 만나는 흐름이 메가트렌드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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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치업으로 라이브러리에서 원하는 것을 골라서 작업하는 모습
유니매트를 예로 들면 업체가 제공하는 제작방법를 넘어서 저의 아이디어로 장난감을 만들려면 스케치업을 다룰 줄 알아야 합니다. 최근에 회사에서 장만한 3D프린터로 아이디어를 실현하려면 역시 스케치업을 다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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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공작기계세트인 유니매트
위키하우스에서 집짓기에 필요한 모든 것을 얻어서 실현하려고 해도 스케치업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이에 따라 스케치업과 같은 3D 모델링 프로그램이 워드프로세서처럼 대중화될 날이 머지 않은 듯합니다. 스케치업을 잘 다루면 3D프린터로 자신만의 옷을 만들고 있고, 특이한 모양의 초콜릿도 만들 수 있습니다.
/우병현 penman@pen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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