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소공녀, 빨강머리 앤, 모모... 동화 속 주인공에게 배우는 인생 지혜

소공녀 세라, 어른의 안부를 묻다
박내선 지음 | 행복한 시간 | 320쪽 | 1만4500원
저널리스트 출신 박내선씨가 새 책을 냈다. 책 전체 목차를 훓어보니 명작 동화 독서기 성격을 띠는 듯하다. ‘빨강머리 앤' ‘어린 왕자' ‘로빈슨 크루소' ‘키다리 아저씨' ‘허클베리 핀' 등 어린 시절 엎드려 읽었던 명작 동화 40편을 소재로 쓴 글이 담겨 있다. 책 전체 중에서 ‘나를 지키는 법, 우아함에 대하여’편을 골라서 분해매핑으로 읽었다.
저자는 주변에서 소공녀병에 걸린 사람을 꽤 경험했다. 세속적으로 한창 잘 나가다가 상황이 바뀌면서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고 다른 사람을 탓하며 주변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을 ‘소공녀병’이라고 개념화했다. 소설 소공녀 주인공인 세라는 인도에서 광산업을 하는 부자 아버지 덕분에 런던 기숙사 학교에서 소공녀와 같은 생활을 누린다. 하지만 세라는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시면서 상황이 돌변해 무일푼 고아신세로 전락한다.
그러자 민친 교장 등 자신을 떠 받들던 사람들이 세라를 하녀로 부리면서 그녀를 구박하기 시작한다. 세라는 이런 상황에서 냉정하게 현실을 파악하고, 자신의 길을 걷는다. 돌변한 민친교장에게 대들지도 않고, 침대 위에서 눈물로 밤을 새지도 않는다. 처지는 비참하지만 얼굴에 그런 빛을 드러내지 않고 당당하게 행동한다.
▲인생에서 배워야할 많은 것은 열 살 전에 읽은 동화에 담겨 있는 지도 모른다. 박내선의 ‘소공녀 세라, 어른의 안부를 묻다'에 나온 40편의 동화 준 ‘소공녀-나를 지키는 법, 우아함에 대하여'를 분해 매핑해서 읽었다.
세라는 자신이 바스티유감옥에 갇힌 공주라고 상상하면서 비참한 현실을 견딘다. 저자는 세라의 상상과 빨강 머리앤의 주인공 앤의 상상을 비교해 전자는 ‘생존을 위한 상상’, 후자는 ‘놀이를 위한 상상’이라고 해석했다.
세라는 아버지 친구의 등장으로 상황이 역전된 뒤에도 여전히 사람들을 따뜻하게 대한다. 그녀의 당당함은 어떤 상황에도 한결같은 일관성을 지니고 있다.
저자는 조나 레러(Jonah Lehrer)의 책(사랑을 지키는 법)를 번역하는 과정에서 겪었던 경험을 소개했다. 레러의 책을 번역하기 위해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등 20여권을 읽었고, 그런 독서 경험이 주변에 알려지면서 책을 추천해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았던 모양이다. 어려운 상황에서 위로받을 수 있는 책을 찾았던 것이다. 그때 저자는 학문적 접근법을 담은 책보다 ‘소공녀'를 건네고 싶었는데, 정작 행동에 옮기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잘 나가다가 갑자기 어려움에 빠진 사람들에게 ‘소공녀'를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어한다. 인간은 누구나 어려운 상황을 여러번 맞이한다. 위기때 진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다. 남을 탓하고 얼굴에 비굴함을 담지 말고, 위기를 세라처럼 담담하게 받아들이길 권한다.
또 반대로 나를 지나치게 추켜세우는 아부에 우쭐할 필요도 없다. 언제가 그런 사람들이 민친교장처럼 돌변할 때 담담하게 받아들일 준비를 평소에 해두는 게 좋다.
저자는 서문에서 동화책을 소재로 삼은 책 집필에 대해 이렇게 썼다. “어린 시절 누군가 나에게 명작동화에 담긴 뜻을 설명해주었다면 좋았을 텐데, 아니 방황하던 시절 명작 동화를 꺼내 읽었다면 좋았을 텐데'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하지만 인생의 파도를 한 차례 겪고 난 나이에 읽었기에 명작 동화가 주는 메시지가 쉽게 와 닿았을지 모른다.”
저자의 집필 동기에 목표에 깊이 공감한다. 필자는 40대 후반에 얻은 늦둥이 덕분에 동화책을 세번째 만났다. 50대에 ‘알프스 소녀 하이디' ‘플란더스의 개' 등 이른바 명작 동화를 세번째 접하면서 동화에 담긴 깊은 의미를 비로소 알아봤다.
또 세번째 독서 경험 덕분에 덤으로 버킷 리스트를 얻었다. ‘80일간 세계 일주’를 읽고 주인공의 세계 일주 코스를 나도 밟고 싶다고 생각하고, ‘빨강 머리 앤’을 읽고 언제가 늦둥이와 함께 소설의 무대인 캐다나 프린스 에드워드 섬에 가는 꿈을 꾼다.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직장인 독서력]로봇의 진격,축복인가 재앙인가

스포츠용품기업 아디다스는 인건비가 싼 해외로 생산공장을 이전한 지 23년 만인 2015년 독일 안스바흐로 복귀하면서 고용 인력을 600명에서 160명으로 줄였다. 로봇 자동화 공정을 갖추고 개인 맞춤형 상품을 3D 프린터로 대규모 생산할 수 있는 '스마트 팩토리'에 많은 인력은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도 인도 첸나이에 스마트공장을 운영 중이다. 590대 협동로봇이 일하는 이곳에서는 30초마다 한 대씩 완성차가 출고된다. 미래학자 마틴 포드는 저서 ' 로봇의 부상 '에서 이렇게 지적했다. "합리적인 기업가라면 인력을 절감할 수 있는 기술이 등장할 경우 거의 예외 없이 그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다." 로봇시대는 이제 공상과학 속 미래가 아닌 현재다. 인공지능(AI)을 탑재한 로봇은 이미 일자리를 놓고 사람과 경쟁을 시작했다. 일자리만 줄어드는 것이 아니다. 노동자 임금도 줄어들고 있다. 미국 MIT대 대런 아세모글루 교수가 1990~2007년 산업용 로봇이 미국 노동시장에 미친 영향을 분석했더니 노동자 1000명당 로봇 1대가 활용되면서 노동자 고용률을 0.18~0.34%포인트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 36만~37만개 일자리에 해당한다. 임금도 0.2~0.5%포인트 깎였다. 그는 로봇 보급이 빠르게 진행되며 2025년에는 근로자 1000명당 로봇 수가 5.25대로 늘어나게 되는데 이 경우 고용은 0.94~1.76%포인트, 임금 성장률은 1.3~2.6%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국제로봇연맹(IFR) 2016년 조사에 따르면 한국은 이미 세계에서 가장 빠른 수준으로 로봇에 의한 일자리 대체가 일어난 나라다. 제조업 근로자 1만명당 로봇 수를 의미하는 로봇 밀집도(산업용 로봇 기준)를 보면 한국은 531로, 싱가포르(398), 일본(305) 등을 웃돈다. 세계 평균(69)과 비교하면 7.7배다. 컨설팅업체 맥킨지가 지난해 11월에 일자...

분해매핑으로발췌독서하기_주홍색연구_추리과학

셜록 홈즈처럼 생각하기_홈즈의 가추법 배우기 코난 도일은 탐정 소설속 주인공인 셜록 홈즈를 통해 가추법을 정립했습니다. 홈즈가 사건을 의뢰받고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 공통적으로 적용하는 기법은 가설추법, 즉 가추법입니다. 즉 단서를 수집합니다. 이어 수집한 단서를 바탕으로 몇가지 가설을 세웁니다. 가설에 따라 추가 단서를 수집합니다. 추가 수집한 단서를 바탕으로 가능성이 떨어지는 가설을 버리고 마지막 가설을 채택합니다. 홈즈 가추법의 핵심은 관찰력입니다.홈즈는 구두에 붙은 흙, 사건 현장에 떨어진 담배재, 옷 소매의 닮은 정도 등 단서를 예리하게 관찰합니다. 가추법의 두번째 핵심요소는 단서를 해석하는데 필요한 지식입니다. 홈조는  런던 지역 토양, 담배 종류와 담배재 특징 등 범지와 관련된 단서를 정확하게 알아보는데 필요한 지식을 평소에 지속적으로 쌓습니다. 홈즈의 가추법은 홈즈 시리즈를 관통하고 있지만, ‘주홍색 연구'와 ‘공포의 계곡' 도입부에 잘 드러나 있습니다. 가추법은 과학기술을 발전시키는데 결정적인 논리기법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 가추법은 저널리스트가 특종을 건지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아울러 문제 포착과 문제 해결을 능력을 갖춘 인재가 되는데 필수적인 논리기법입니다. 주홍색 연구 발췌독서를 통해 가추법을 익혀봅시다. 가추법 강의 교재 주홍색연구(코난 도일)_추리과학 _리디북스 분해매핑하기 단서찾기(개념/추가조사거리 등) 가추법 연결독서거리 네 사람의 설명 공포의 계곡 토론하기

펜맨_칼럼_위키하우스와스케치업_20140227

저는 주말이 다가오면 설레임을 느낍니다. 지난해 12월 미니공구세트인 유니매트 클래식(Unimat Classic)을 구입하고, 이 공구를 이용해 아이 장난감을 만들 생각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동물,주방용품,자동차 등 10여가지 장난감을 나무를 소재로 만들었는데, 공구를 만질 생각을 하면 엔돌핀이 솟아나는 듯합니다. 유럽 오스트리아산인 유니매트 클래식은 2만 RPM 미니모터를 엔진으로 삼아 선반, 밀링,드릴,전기톱(Jig saw) 등 6개 공작도구로 사용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6개 도구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미니모터를 이용해 필요할 때마다 새로 구성해야 합니다. 이는 마치 변신로봇의 변신과정과 같습니다. 유니매트를 만지는 즐거움은 손을 사용하는 데서 나옵니다. 미니 자동차를 만들려면 부품 설계도를 출력해 합판에 붙이고 톱으로 자르는 일부터 시작합니다.  톱작업은 정교함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저절로 몰입하면서 잡생각이 사라집니다. 예를 들어 틈만 나면 스마트폰으로 페이스북 타임라인을 살피고 싶은 욕구를 작업에 몰입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억제할 수 있습니다. 유니매트를 접한 뒤, 손으로 만지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눈길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위키하우스가 제공한 방법으로 집을 짓는 모습 최근에는 위키하우스 프로젝트(www.wikihouse.cc)를 다룬 뉴스가 눈에 쏙 들어왔습니다. 영국의 알라스테르 파빈(Alastair Parvin)이라는 젊은 건축가가 시작한 사이트인데, 건축 설계도와 함께 집짓기 노하우를 공유해 누구나 집을 지을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공유된 건축설계도 중에서 원하는 것을 골라서 자신의 컴퓨터에 다운로드 받습니다. 이 파일을 갖고, 나무 재료(주로 합판)을 구입해 CNC [a] 를 빌려주는 공구 공유 시설(예:CNC Workshop)로 갑니다. CNC는 파일 정보를 읽어 정교하게 합판을 차례로 잘라줍니다. CNC가 합판을 잘라 만든 집 부품들은 마치 어린이가 즐...